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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콘솔/1990

세가 새턴 [セガサターン / Sega Saturn | 1994]

by VGameLine 2024. 6.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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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가 새턴: 복잡한 설계와 사내 마찰의 역사

세가 새턴은 세가가 5세대 비디오 게임기 시장에 내놓은 야심작이었다. 1994년 11월 22일 일본에서 처음 발매된 이후, 북미와 유럽에도 각각 1995년 5월 11일과 7월 8일 출시되었다. 메가 드라이브의 후속 기기인 세가 새턴은 CD-ROM을 저장매체로 사용하며, 두 개의 중앙처리장치(CPU)와 총 여덟 개의 프로세서를 탑재했다.

 개발 배경

세가 새턴의 개발은 1992년, 3차원 그래픽을 지원하는 아케이드 기판 모델 1이 출시된 해에 시작되었다. 일본 전자 기업 히타치가 개발한 CPU를 중심으로 설계되었으며, 1994년 초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출시 예고에 대응하기 위해 비디오 디스플레이 프로세서를 추가했다. 

 초기 성공과 미국 시장에서의 실패



일본에서는 초기 성공을 거두었으나, 미국에서는 출시일을 갑작스럽게 4개월 앞당기면서 1995년 5월 발매 준비가 부족했다. 이로 인해 초기 성적이 미미했다. 1996년 말, 닌텐도 64가 시장에 등장하자 미국에서 급격히 점유율을 잃었으며, 1998년 미국에서 지원이 중단되었다. 세가 새턴은 전 세계적으로 약 956만 대가 출하되었으나, 상업적으로 실패로 남았다. 후속 기기로는 1998년 드림캐스트가 있다.

 대한민국에서의 발매

대한민국에서는 삼성전자가 정식 라이선스를 받아 1995년 9월 2일 삼성 새턴이라는 이름으로 발매되었다. 북미 지역에 발매된 새턴을 기반으로 한 이 모델은 V-새턴과 HI-새턴의 부품이 혼합되어 사용되었다. 초기에는 국가 코드가 북미 지역으로 설정되어 있어 다른 국가 코드의 소프트웨어와 호환되지 않았다. 이에 삼성전자는 S Key라는 확장 슬롯에 장착되는 카트리지를 발매해 다른 국가 코드의 소프트웨어 실행을 지원했다. 1996년 12월 삼성전자가 게임기 사업을 철수함에 따라 1997년 9월부터는 카마 엔터테인먼트에서 KDS 새턴으로 재출시되었다. KDS 새턴은 일본 국가 코드를 사용해 일본 현지 게임을 컨버터 없이 즐길 수 있었다.

 

 

세가 새턴의 마스코트 세가타 산시로(배우: 후지오카 히로시)를 앞세워 만든 광고.

 


 하드웨어 사양

세가 새턴의 하드웨어 사양은 당시로서는 매우 혁신적이었다. 주요 사양은 다음과 같다:

- **CPU**: 히타치 SuperH-2 두 개 (각 25MIPS 속도로 동작)
- **메모리**: BIOS ROM 2MB, 메인램 2MB (SDRAM 1MB + DRAM 1MB), VRAM 1.5MB, 사운드 버퍼 512KB, CD-ROM 캐시 메모리 512KB, SRAM 32KB (게임 저장 카트리지가 없는 경우 이 메모리에 게임 저장)
- **비디오 프로세서**: 세가 커스텀 VDP1 (메인 비디오 처리), VDP2 (배경 처리)
- **사운드 프로세서**: 세가 커스텀 사운드 프로세서 (SCSP), 모토롤라 MC68EC000 프로세서가 사운드 프로세서를 제어
- **CD 드라이브**: 인텔리전트 2배속 CD-ROM

 복합적인 평가와 사내 마찰

세가 새턴에서 출시된 《나이츠 인투 드림즈》, 《팬저 드라군》, 《버추어 파이터》 시리즈 등은 호평을 받았으나, 기기 자체에 대한 평가는 복잡했다. 복잡한 설계와 저조한 서드파티 지원이 주요 문제점으로 지적되었다. 후향적 관점에서, 당시 세가 임원진은 사내 마찰이 세가 새턴의 흥행을 방해한 주요 원인으로 비난받았다.

 경쟁과 가격 인하 전략

세가 새턴은 출시 후 2~3년간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과 경쟁하면서 가격 인하를 반복했다. 그러나 다수의 칩을 사용하는 설계로 인해 가격 인하가 어려워 결국 적자 판매가 이어졌다. 한때 1위를 다투던 두 기종의 싸움은 하드웨어적인 한계로 인해 플레이스테이션의 승리로 끝났다.

 여담

세가 새턴의 소프트웨어에는 덕(Duck) 사와 트루모션(TRUEMOTION)의 로고가 자주 등장한다. 메가 드라이브와의 관계가 악화된 남코와 일본 텔레넷, 소니는 세가 새턴용 게임 소프트웨어를 출시하지 않았으나, 일부 남코의 게임은 파칭코 게임으로 즐길 수 있었다.

세가 새턴은 '신세기 에반게리온'을 비롯한 여러 인기 애니메이션과 슈퍼로봇대전 시리즈 등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통해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특히, 슈퍼로봇대전 F와 F 완결편에서는 인기 기체들이 SD 형태로 처음 등장하며 팬들의 이목을 끌었다.

세가 새턴은 비록 상업적으로는 실패했지만, 그 복잡한 설계와 혁신적인 시도는 여전히 많은 게임 팬들에게 기억되고 있다. 세가의 역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이 기기는 후속작 드림캐스트와 함께 세가의 도전정신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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