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FX [ピーシー エフエックス / PC-FX | 1994]

 

PC-FX: 실패로 남은 게임기 혁명의 꿈

 

1994년, 허드슨 소프트와 NEC 홈 일렉트로닉스는 차세대 거치형 게임기 PC-FX를 선보였다. 코드명 '철인(鐵人)'으로 개발된 이 게임기는 'Future'의 'F'와 미지수를 의미하는 'X'를 결합해 이름 붙여졌다. '세울 수 있는 게임기'로 독창성을 인정받아 현대 디자인 협회로부터 상을 받았지만, 불운하게도 시장에서는 고전하며 짧은 생을 마감했다.

 

사양 및 성능

PC-FX는 NEC V810 21.475 MHz 32비트 CPU를 탑재하고 있었다. 그래픽 처리 장치로는 허드슨-세이코 엡손 HuC6270 두 개를 사용해 최대 1,677만 색상(트루 컬러)과 128개의 스프라이트, 6개의 백그라운드 화면을 지원했다. 이외에도 HuC6271 Motion JPEG 디코더와 HuC6230 사운드 칩셋을 장착해 동영상과 사운드 처리에 강점을 보였다. 그러나 당시 경쟁 제품인 세가 새턴과 플레이스테이션에 비해 3D 그래픽 구현 능력이 떨어지고, 높은 가격대와 큰 크기는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PC-FX 광고

 

개발 경위

1992년, NEC와 허드슨은 PC 엔진 SUPER CD-ROM2의 후속기로 32비트 게임기 개발을 시작했다. 1993년 11월, 일본경제신문은 NEC가 32비트 CD-ROM 게임기를 1994년 말에 출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후 여러 매체에서 PC-FX의 사양과 특징이 공개되었지만, 초기에는 허드슨의 독자적인 CPU 대신 NEC의 V810을 채택하는 등 개발 방향이 흔들렸다.

 

발매와 문제점

1994년 12월 23일, PC-FX는 49,800엔의 가격으로 발매되었다. NEC는 동시 발매 타이틀인 '배틀 히트', '팀 이노센트' 등을 내세워 게임기의 특징을 홍보했으나, 미소녀 게임과 애니메이션 풍 게임에 치우친 전략은 대중적인 지지를 얻지 못했다. 또한, 동영상 품질이 들쭉날쭉하여 소비자들의 신뢰를 잃었고, 3D 그래픽이 주류로 자리 잡아가던 시장 흐름을 따라가지 못했다.

 

몰락과 사업 철수

PC-FX는 출시 후 몇 개월 만에 가격이 급락하며 판매 부진을 겪었다. 경쟁 게임기인 플레이스테이션과 세가 새턴이 염가판을 연이어 출시하면서, PC-FX는 1997년 1월 오픈프라이스로, 6월에는 14,800엔까지 가격이 인하되었다. 1998년 6월, NEC는 드림캐스트 개발에 집중하며 PC-FX 사업을 철수했다. 총 출시 게임 수는 62개, 판매 대수는 11만 1천 대로 참담한 성적을 기록했다.

 

전작 PC 엔진이 600만 대를 판매한 것과 비교하면, PC-FX는 NEC 홈 일렉트로닉스의 마지막 게임기로 남아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NEC 인터채널도 2004년 IT기업 인덱스에 매각되며 게임 업계에서 철수했다.

PC-FX는 뛰어난 동영상 처리 능력과 독창적인 디자인에도 불구하고, 3D 그래픽 트렌드를 놓친 전략적 실수와 높은 가격대, 제한적인 게임 라인업으로 인해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지 못한 비운의 게임기로 기억된다.